이번주 수업시간에는 교육인사행정의 개념부터 인사행정관, 교원의 배치 기준, 교원의 임무와 의무 등에 대해 배웠다. 사실 상 교사가 된 후 승진의 단계와 전략, 그리고 휴직, 전보 등의 인사 규정에 대해 하나 하나 구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안그래도 요즘 생활지도권 관련해서 논란이 되고 있길래, 교사로 임용되기 전에 평소 교육법을 잘 숙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번 수업시간동안 인사 규정을 하나하나 살펴볼 수 있어서 유익했다.
우선, 교육인사행정의 개념에 대해 복습해보자. 보통 인사행정이라고 하면 인사팀의 업무라고 포괄적이고 모호하게 인식해왔지만, 수업에서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좀 더 구체적으로 생각해보려 한다. 교육인사행정의 개념은 3개 항목으로 청킹할 수 있다. 교육인사행정이란 1) 인적 자원을 확보, 배치하고, 2) (지속적인 연수 등을 제공해) 능력개발을 도모하며, 3) 직무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제반요건을 조성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교육 인사행정이란 유능한 교사들을 학교 현장에 불러들이고, 이들의 동기를 잃지 않도록 지원하는 과정이다.
그럼, 인적 자원의 확보 및 배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살펴보자. 대한민국의 중등 교사 양성 과정은 내가 알던대로 사범대학, 교직이수, 그리고 교육대학원 이 세 가지 주요 경로가 있다. 그리고 이런 중등 교사 양성 과정을 통해 정교사 자격증을 갖춘 자들 중에서 중등학교 교사 임용후보자선정경쟁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하는 자들이 최종적으로 교사로 선발된다. 임용시험의 경우에는 이번 수업 시간에 학습한 두 개의 상반된 인사행정관 중에서 실적주의에 기반하고 있다. 즉, 교사 선발 절차에 있어서는 오직 개인의 전문성과 능력만이 중시된다. 따라서 임용시험을 치르게 되면 합격자들의 성적 순으로 발령이 이뤄진다. 보통의 경우, 기존 교사들의 선택을 받지 못한 빈 자리를 신규 교사가 채우게 된다고 한다. 역시 임용 시험 합격했다고 아름다운 꽃길만이 펼쳐지는 것이 아님을 새삼 다시 한번 깨닫는다.
다음으로, 능력개발의 도모가 어떻게 이뤄지는 살펴볼 시간이다. 아무래도 능력 개발을 도모하는 데에는 학교 내 인사의 꽃, 승진 제도와 재교육 연수 과정만큼 효과적인 방법이 없을 것이다. 교사의 승진은 선발과 달리 엽관주의를 기반으로 한다. 교내 주요 인사에는 부장 교사 인사와 담임 교사 인사가 있는데, 학교장의 비전에 공감하고, 학교장의 지시사항을 잘 따르는 사람들에게 승진의 기회가 주어진다. 학교장의 입장에서는 마찰 없이 본인의 비전을 따라갈 사람을 선호하게 되는 것이 어쩌면 당연하지 않을까? 어떻게 하면 나의 교육 철학을 지키면서도 학교장의 비전을 반영하려 할지, 또 어떻게 나와 다른 의견을 지닌 교사 혹은 관리자들과 소통해야할지 더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한편으로는, 최근 사회적인 파장을 불러온 선생님들의 안타까운 사건들의 이면에는 무능하고 책임을 떠넘기는 교장선생님들이 있었다는 사실이 떠오른다. 교장의 자격 기준 규정에 따르면 교장 선생님들은 분명 학식 · 덕망이 높은 자로서 교육부장관의 인정을 받은 자들 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른 듯 하다. 엽관주의적인 시각에서 학교 내 인사의 절대적인 권한을 가지곤 하는 교장 선생님들의 리더십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 궁금하다. 이번 비극적인 사건을 계기로 교장 선생님들이 본인의 책임과 역할에 대해 명확히 인식할 수 있길 바란다. 결론적으로 나는 교사가 된다면 김대중 정부와 전교조의 협상으로 수정된 교사의 임무 관련 법 조항에 따라 교장의 명이 아니라 “법령에 따라” 학생을 교육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교육공무원으로서 교사가 지켜야 할 의무들에 대해 정리해보려고 한다. 물론, 호봉 획정 관련 규정이나 휴직/전보 관련 규정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예비 교사인 내가 숙지해야 하는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교육공무원인 교사로서 지켜야 할 의무는 8가지가 있다; 선서의 의무, 성실의 의무, 복종의 의무, 친절 · 공정의 의무, 비밀 엄수의 의무, 청렴의 의무, 품위 유지의 의무, 연찬의 의무. 내 경우에는,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하던 중 강조되었던 의무들(연찬의 의무 제외)이라 친숙하다. 물론 8가지 의무 모두 중요하지만, 나는 특히나 연찬의 의무 수행에 집중하려 한다. 왜냐하면 소홀하기 쉬운 의무이기 때문이다. 교사의 업무는 마음가짐의 차이에 따라 업무의 양과 난이도에 큰 차이가 있다. 업무를 쉽게 끝내려면 전년도에 했던 내용을 그대로 반복하면 된다. 아무도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 하지만 사회가 빠르게 변화하고, 학생들의 세대감성도 빠르게 변화하기에 학생들을 아끼고, 끝없이 고민하는 교사는 이런 변화에 대응하려면 공부를 멈출 수 없다. 나는 후자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성찰
예비 교사의 입장에서는 사실 교육학 교재의 내용을 이해하는 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교사가 되서 접할 문제상황은 수만가지인데, 하나의 의사결정을 내리기까지 많은 부분을 고려해야한다. 그러다보니 나의 진로보다는 학생들의 내면적인 성장과 지식 구성을 돕는 방법에 대해 고민하게 된다. 막상 교사가 된 후 나의 진로에 대해서는 깊이 고민해보지 못했던 것이다. 그냥 학생들을 관찰하고, 상담하고, 설문을 진행하며 얻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나의 수업을 개선하는 것, 그리고 전문적 학습 공동체에서 다른 선생님들과 수업 연구하고, 때때로 교재 개발 프로젝트에 현직 교사로서 기여하는 이미지가 전부였다. 하지만 이번주 수업을 통해 내가 좀 더 구체적으로 교사가 된 후 나의 삶과 진로에 대한 이미지를 그릴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규정들에 대해 알게 되었다.
우선, 나는 기회가 된다면 교육 공학 전문가로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해외에서 대학원 진학을 목표로 할 것이다. 평소 빨리 취업하는 게 좋을지, 대학원에 진학하는 게 좋을지 고민이 되었다. 그런데 교사가 된다면 청원 휴직 규정을 이용해 월급의 50%를 받으면서 학업을 이어갈 수 있다니까 더이상 고민할 필요가 없어졌다.
다음으로, 승진에 대해 고민해봤다. 결론적으로 나는 실천적 역량과 경험이 충분히 쌓이기 전까지는 승진에 집중하지 않을 것이다. 이번 수업에서 학교 내 인사에는 엽관주의가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배웠다. 교장 선생님 입장에서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지만, 드라마 ‘블랙독’에 잘 드러난 교사들 간의 사내 정치, 파벌이 떠오르기도 해서 씁쓸했다. 교사의 업무 상 협업 능력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되새기게 된다. 하지만 나는 상사의 비전에 무조건적으로 복종하는 톱니바퀴가 되고 싶지 않다. 그들의 비전을 반영하여 학생을 지도하되, 그 안에서 학생들이 자존감과 관용의 정신을 배울 수 있게 하는 교육을 하고 싶다. 따라서 내가 꿈꾸는 어른, 그리고 교사가 될 수 있도록 승진에 크게 집착하고 싶지 않다. 차라리 교재 개발에 참여하는 등 부업을 통해 추가적인 수입을 얻는 방향이 교사로서 더욱 만족스러운 삶을 꾸리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교육법과 최신 교육과정을 꼼꼼히 숙지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결국 교사는 법령에 정하는 바에 따라 가르쳐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법령에 정하는 바에 따라 대처해야 각종 민원이나 소송에서 나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다. 따라서 나는 예비교사로서 교육법과 최신 교육과정을 꼼꼼하게 숙지해야 할 필요성을 체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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