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영화 후기]소울 - 삶의 의미를 찾는 여정

고개들어별보기 2023. 11. 11. 22:46

 
소울
나는 어떻게 ‘나’로 태어나게 되었을까? 지구에 오기 전 영혼들이 머무는 ‘태어나기 전 세상’이 있다면?  뉴욕에서 음악 선생님으로 일하던 ‘조’는 꿈에 그리던 최고의 밴드와 재즈 클럽에서 연주하게 된 그 날, 예기치 못한 사고로 영혼이 되어 ‘태어나기 전 세상’에 떨어진다.탄생 전 영혼들이 멘토와 함께 자신의 관심사를 발견하면 지구 통행증을 발급하는 ‘태어나기 전 세상’‘조’는 그 곳에서 유일하게 지구에 가고 싶어하지 않는 시니컬한 영혼 ‘22’의 멘토가 된다. 링컨, 간디, 테레사 수녀도 멘토되길 포기한 영혼 ‘22’꿈의 무대에 서려면 ‘22’의 지구 통행증이 필요한 ‘조’그는 다시 지구로 돌아가 꿈의 무대에 설 수 있을까?
평점
8.8 (2021.01.20 개봉)
감독
피트 닥터, 켐프 파워스
출연
제이미 폭스, 티나 페이, 그레이엄 노튼, 레이첼 하우스, 앨리스 브라가, 리처드 아이오와디, 필리샤 라샤드, 도넬 로울링스, 퀘스트러브, 안젤라 바셋, 코라 샴포미어, 마고 홀, 데이비드 디그스, 웨스 스투디, 포춘 페임스터, 제노비아 샤로프, 준 스큅, 페기 플러드, 지니 티라도, 캐시 카바디니, 로니 델 카르멘, 에스터 채, 마커스 셸비, 피오트르 마이클, 에이버리 와델, 사키나 제프리, 칼럼 그랜트, 오추와 오기, 제이슨 페이스, 존 라젠버거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소울을 다시 봤다. 처음봤을 때보다 코로나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겪고,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이런 불확실한 상황에 놓인 지금, 이 영화의 내용이 더욱 공감갔다. 따라서 예비교사로서 이 영화를 통해 얻은 교훈들을 기록해볼 것이다. 고고링 :)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이 영화 속 주인공인 조 가드너와 같은 교사가 될 것이다.

1. 학생들로부터 배우고, 성찰하여 계속 성장하는 교사

2. 학문적 지식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삶의 가치, 자아정체성에 대해 성찰해볼 수 있도록 하는 멘토

3. 나의 열정과 관심사를 공유하여 학생들도 각자 관심사를 키워나갈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하는 교사

4. 학생의 감정을 살피고, 공감하려 노력하는 교사

5. 타인에게 해를 끼치거나 학생의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되지 않는 한, 학생이 개척해나가는 삶의 길을 응원하는 교사

6.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할 줄 아는 사람

 

또, 나는 이 영화를 보면서 완벽한 교사로서의 삶에 대한 환상, 그리고 나의 삶의 의미와 행복에 대해 성찰해보게 되었다. 


 

현재의 나보다 훨씬 완벽한 평행우주의 나를 상상하는 여러분! 
몰입과 열정은 분명 존경할 만한 것이지만, 몰입이 집착이 되지 않도록
이따금씩 현재의 삶 속 소확행에 주목해보는 건 어떨까요?

 

조 가드너는 평생동안 꿈꾸던 무대에 선 후, 예상했던 것만큼 만족감을 느끼지 못한다. 그러자 도로시는 한 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어느 젊은 물고기가 나이 많은 물고기에게 찾아가 바다가 어딨냐고 묻는데, 나이 많은 물고기는 지금 이 곳이 바다라고 알려준다. 하지만  젊은 물고기는 여기는 물이고, 나는 바다를 원한다고 답변한다. 이 물고기 이야기는 우리가 진정으로 추구해야 할 것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이미 우리가 경험하고 있는 현재 이 순간과 그 안에서의 소소한 행복일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잘 드러낸다.

Dorothea : 
What's wrong, Teach?

Joe : It's just I've been waiting on this day for... my entire life. I thought I'd feel different.
Dorothea : [beat]  I heard this story about a fish. He swims up to this older fish and says, "I'm trying to find this thing they call the ocean." "The ocean?" says the older fish. "That's what you're in right now." "This?" says the young fish. "This is water. What I want is the ocean."

[Joe just stares, bewildered] 


Dorothea : 
See you tomorrow.

돌아보면, 나는 어릴적부터 교사의 꿈을 키워오면서 교사의 삶에 대한 막연한 환상에 빠져 살았다. 교사만 되면 내 인생의 어려운 문제들이 한 순간에 모두 해결될 것이라는 환상이 있었다. 교사가 되기만 하면 학생들과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고 받으며 내가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꿈이었다. 하지만 이번 학기에 듣는 교육 공학 강의와 현직 교사 인터뷰 과제를 통해 이런 환상은 그저 흔한 임고생의 환상일 뿐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내가 가르치는 학생들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고, 심지어 내가 아무리 잘 해준다 해도 몇몇은 나를 싫어할 수도, 아니 싫어할 것이라는 점..학생들이 내 수업에 항상 100% 집중할 수는 없다는 점..그리고 학교 현장에서 나의 상사들과 관련 기관들은 내 편이 아닐 수 있다는 점. 마지막으로 함께 일하는 교사들과도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점 등 흔히 임고생들이 꿈꾸는 완벽한 교직 생활은 현실과 큰 거리감이 있다. 하지만 내가 인터뷰한 현직 교사 분은 매일이 행복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애정하는 학생들과 하루하루를 함께 한다는 데에 보람을 느낀다고 말씀하셨다. 이 영화도 같은 맥락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 같았다. 물론 목표와 꿈을 갖고 있는 것은 큰 축복이다. 하지만 몰입과 집착은 한 끗 차이다. 내가 더욱 큰 금전적인 보상이 따르는 직장에서 일하고자 할 수 있음에도 교사가 되고 싶은 이유는 교사만이 느낄 수 있는 기쁨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과정을 즐길 수 없게 된다면 사실 무슨 의미가 있을까. 모든 학생들에게 사랑 받으려고 애쓰지 말자. 그리고 모든 학생을 이해시키지 못했다고 자책하지 말자. 완벽주의적인 태도를 버리고, 현재 주어진 일에 집중하자. 또, 그 과정에서 나의 행복을 자꾸 미루지 말자. 나부터 행복해야, 학생들에게 행복을 전할 수 있으니까!


당장 삶의 목표가 없으신가요? 그렇다면 조급해 하지 말아요.
삶의 목표는 고정된 개념이 아니고, 우리 삶에 거창한 목표가 꼭 필요하진 않아요.
지금까지 무심코 흘려보낸 나의 하루 속 소소한 행복들을 재발견하고, 온전히 만끽해봐요 우리:)  

 

Joe: We never found out what 22's purpose was.
Jerry: Excuse me?
Joe: You know, her spark. Her purpose. Was it music? Biology? Walking?
Jerry: We don't assign purposes. Where did you get that idea?
Joe:  Because I have piano. It's what I was born to do. That's my spark.
Jerry: A spark isn't a soul's purpose. Oh, you mentors and your passions. Your "purposes." Your "meanings of life." So basic.
Joe : You ready?
22 : Huh?
Joe : To come live.
22 : ...I'm scared, Joe. I'm not good enough. And anyway, I... I never got my spark.
Joe : Yes, you did. Your spark isn't your purpose. That last box fills in when you're ready to come live. And the thing is, you're pretty great at jazzing.

문득 교생 실습을 위해 방문한 모교에서 교장 선생님께서 해주신 말씀이 떠오른다. 학생들이 학교에 오는 이유는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다양하다. 교과 지식을 학습하기 위함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어떤 학생들에게 학교는 계층이동을 위한 준비 기관이고, 다른 학생들에게는 또래와 교류할 수 있는 장이다. 진로에 대한 목표가 없는 학생들도 많다. 나는 이 영화를 통해 나의 학생들이 당장 거창한 인생 목표가 없어도 불안할 필요 없다고 말해주고 싶다. 그러나 관심사를 찾기 위해 새로운 것을 시도해보고, 스스로를 성찰해보는 과정은 꼭 필요하다고 덧붙이고 싶다. 관심사를 찾는 과정은 결국 수 많은 시도와 실패로 구성되어 있으며, 이런 연습을 통해 회복탄력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소확행을 어떻게 찾을까?

저는 매주 2회 정도 감사일기(Gratitude journal)를 써보는 것을 추천하고 싶어요. 타이머를 5-10분 정도로 맞추고, 감사한 것들을 써보면 되는 데요. 저는 이 과정에서 한 주를 돌아볼 수 있고(성찰적 태도 함양), 일기를 쓰기 위해서라도 (조금 돌아가는 길일지라도) 단풍이 있는 길을 걸으며 가을 분위기를 만끽하던가 하는 식으로 소소한 즐거움을 찾게 되는 것 같아요. 매주 10-20분 정도만 투자해서 좀 더 삶을 희망적이고,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들 수 있다면...시도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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